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순방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엉뚱한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청와대는 “이미지 사이트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이 숨가쁘게 외교 무대를 뛰고 있는 와중에서 실무진이 부주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친절한 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3국 세 번째 순방지, 캄보디아’라는 제목으로 캄보디아 관련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다만 메인 사진으로 캄보디아가 아닌 대만의 국가양청원(國家兩廳院) 사진을 올렸다. 국가양청원은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시에 있는 종합예술 문화시설이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측은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더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자체 촬영 사진과 함께 유료 이미지 사이트에서도 사진을 구매해 콘텐츠를 제작한다”며 “해당 사이트 오류로 캄보디아 사진 대신 대만 사진이 카드뉴스에 사용돼 발견 즉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만 국가양청원 사진 대신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진으로 새 게시물을 올렸다.
청와대 SNS의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강원도 철원 일대 비무장지대(DMZ) 방문 영상과 관련해 군사보안 정보 노출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수정 전 영상에서는 임 전 실장이 지난해 10월 방문한 최전방 감시초소(GP)의 통문(입구) 고유번호와 위치 등이 노출됐다. 통문은 장병들이 지뢰 등을 피해다니는 통로다. 국방보안업무 훈령 제97조에서는 경계 상태를 노출시키는 사항 등을 촬영 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그래프 논란이 있었다. 청와대는 SNS에 잘못된 통계 그래프를 올렸다가 물의를 빚었다. 당시 선 그래프에서 2.1%에 그친 2017년 3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을 2.8%였던 2015년보다 더 높게 그린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순방에도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 지난 11일 청와대는 블로그 등에 브루나이 살레하 왕비와 김정숙 여사의 환담 장소 등을 공개했다가 수정했다. 브루나이 왕궁 관련 정보를 그대로 올리는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한다.
프놈펜=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