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어社, 소아용 인공혈관 재공급 결정

입력 2019-03-15 15:43 수정 2019-03-15 16:03

소아용 인공혈관을 독점 판매하는 미국 고어사(社)가 국내에 인공혈관 공급을 재개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오전 진행된 고어사와 긴급화상회의에서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고어사는 인공혈관 7개 모델,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실인 봉합사 8개 모델, 인조포 1개 모델을 조속한 시일 안에 공급키로 했다. 앞서 긴급 공급키로 한 20개의 폰탄수술용 인공혈관은 오는 18일 의료기관에 공급될 예정이다.

정부는 고어사가 제시한 가격을 최대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격으로 ‘딜(거래)’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미국 현지 가격에 맞추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고어사의 인공혈관 국내 판매단가는 20만~70만원 수준으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낮았고, 고어사는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고어사가 재공급 조건으로 내놨던 규제완화 부분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규제 부분까지 합의가 완료된 것”이라며 “재공급 방법과 시점 등 세부사항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2017년 10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고어사는 그동안 국내에 자사 제품을 대신할 대체품이 있다는 이유로 인공혈관 공급 중단 입장을 지켜왔다. 반면 우리 의료계는 “검증된 게 고어사 제품뿐이어서 사실상 대체품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제품 공급 중단으로 소아심장 수술에 쓰이는 인공혈관이 부족해졌고 이로 인해 아이들의 수술이 지연되자 정부는 고어사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독점사 문제를 오는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