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출신 공현기박사, 꿀벌나방에서 ‘플라스틱 분해’ 효소 발견

입력 2019-03-15 12:15

동아대(총장 한석정)는 응용생물공학과 출신으로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농업연구사인 공현기 박사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곤충’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 ‘셀 리포트(Cell Reprots)’ 온라인 판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공 박사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논문의 제목은 ‘The Galleria mellonella hologenome supports microbiota-independent metabolism of long-chain hydrocarbon beeswax’(교신저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로, 꿀벌부채명나방이 장내 미생물 없이도 단독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꿀벌부채명나방이 먹이로 삼는 ‘왁스(벌집을 구성하는 물질, 구조상 플라스틱과 유사)’와 ‘폴리에틸렌(PE)’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다량의 효소(에스터라아제, 라이페이즈, 시토크롬 P450)를 새롭게 찾아내 보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특히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존 연구에서는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 미생물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된다는 게 정설이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선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도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동시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폴리에틸렌 분해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플라스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 분해는 물론, 폐 플라스틱을 태우지 않고 효소로 분해할 수 있으며, 미세플라스틱만 골라서 분해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가능해진 것이다. 연구팀은 실용화에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꿀벌부채명나방’을 기르는 과정에서 이 곤충이 자주 플라스틱 용기를 뚫고 나오는 것을 관찰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연구팀과 공 박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면 멋진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는 휴대폰과 컴퓨터에 매달리기보단 자신 안에 잠자고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대 응용생물공학과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각각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고 지난 2월부터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공 박사는 지난해 동아대 응용생물공학과 이선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Nature Biotechnology(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한 논문의 공동 제1저자로 활약, ‘병에 강한 식물 주변의 ‘보디가드 미생물’ 군집구조와 기능’을 밝힌 연구결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