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좌완 스페셜리스트도 사라질까?’ MLB, 내년부터 3타자 상대 의무화

입력 2019-03-15 11:18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합의한 규정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한 3타자 이상을 상대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2020시즌부터 적용된다. 부상일 때는 예외로 한다. 한마디로 원포인트 릴리프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잦은 투수 교체로 인해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막자는 취지가 가장 커 보인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KBO리그에서도 한 이닝에 3~4명의 투수가 동원되는 일이 많다.

지난해 KBO리그를 살펴보면 출장 경기 수보다 소화 이닝이 적은 투수가 꽤 있다. 특히 좌완 투수일 경우가 많다. 좌타자 1명을 상대한 뒤 곧바로 공을 넘겨주는 경우다.

NC 다이노스 강윤구는 69경기에 출장했지만, 54이닝만 소화했다. 17홀드를 기록했다. 키움 히어로즈 오주원도 61경기에 등판했지만, 52.1이닝만을 던졌다. 15홀드를 올렸다. 경기당 1이닝을 채우지 않고도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이밖에도 롯데 자이언츠 고효준도 43경기에 등판해 33이닝을 소화하며 7홀드를 올렸다. 한화 이글스 김범수도 55경기에서 48.1이닝을 투구해 7홀드를 챙겼다. 두산 베어스 이현승도 39경기에 출전해 30.2이닝을 책임졌다. 한화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권혁 또한 16게임에 나와 11이닝을 던졌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KBO리그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현장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독 개개인의 작전 야구가 실종되고, 투수진 구성 자체를 바꿔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