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70대 노년에서 조울증 환자 급증

입력 2019-03-14 12:00 수정 2019-03-14 12:00

일명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 환자가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은 학업과 취업, 노년은 질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2017년 조울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70대 이상에서 연평균 12.2%의 증가율을, 20대에서 8.3%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14일 밝혔다. 전 연령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돌았다. 2013년 대비 증감률 또한 70대 이상이 58.7%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37.5%, 60대가 32.0%로 뒤를 이었다.

2017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환자가 305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 환자 209명, 30대 환자 195명 순이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70대 이상이 7.6%로 가장 높았으며 20대가 7.4%였다.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이 0.3~3.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노년기의 경우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에 조울증이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20대 청년층에 대해선 “최근 무한경쟁으로 인한 학업과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년이 많다”며 “국내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조울증은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떠 있는 조증과 기분이 두드러지게 저하된 우울 상태가 번갈아 나타나는 걸 말한다. 우울 상태에 접어들면 슬픔이 지속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거나 식욕, 수면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조증 상태일 때는 신체, 정신 활동이 활발해지고 에너지가 넘치며 과도한 자신감과 쉽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

증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재발을 방지하려면 꾸준한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증상이 심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가 되면 꼭 입원치료를 고려해야 하고 정신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낮의 활동을 늘려 햇빛에 많이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