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현대차와 기아차를 구매하는 데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까지 현대기아차와 카드수수료 협상을 타결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금융업계는 14일 “삼성카드·롯데카드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협상을 타결한 지 하루 만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국내 모든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소비자가 현대기아차의 차량을 카드로 구매할 경우 카드사는 수수료 1.8% 정도를 떼어갔다. 가령 현대가 이번에 발표한 신형 쏘나타의 인스퍼레이션을 3289만원에 카드로 구입하면 카드사가 챙긴 수수료는 59만2000원 정도였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현대기아차에 수수료율을 1.9% 중후반대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인상폭은 0.14~0.15%포인트 정도였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는 63만원 정도 올라가는 셈이 됐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0.02%포인트 이상은 올릴 수 없다고 했고 ‘계약해지’까지 고려하겠다며 카드사를 압박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수수료율은 적격비용(원가) 등을 고려하면 불합리하다”며 수수료율 인상을 고수했다.
그러나 카드사와 현대기아차 간 갈등으로 고객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카드사들이 백기를 들었다.
카드사들도 현대기아차의 요구를 수용한 근거로 고객 불편을 들었다. 만약 계약 해지한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현대나 기아차를 구매하려면 현금 또는 다른 카드사 카드를 이용해야 했다. 카드 사용으로 누릴 수 있는 할인 등의 혜택도 포기해야 했다.
카드사가 현대기아차의 요구를 받아들인 또 다른 이유는 할부 마진율이었다. 카드업계에선 애초부터 할부마진이 높은 현대기아차가 ‘갑’일 수 밖에 없다며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고 봤다.
결국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 등은 지난 10일 목표치에 못 미치는 수준인 1.8%대 후반에서 현대기아차와 합의했다. BC카드 역시 현대차에 통보한 인상폭보다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인 0.04%포인트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3일 신한카드, 14일 삼성·롯데카드도 비슷한 수준에서 협상을 끝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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