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하기로 했다. 두 나라 사이의 호혜적인 교역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양자 FTA가 필요하다는 양국 정부 및 재계의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한국-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FTA는 2006년 발효했지만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는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말레이시아 총리실에서 마하티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올해 말 한국서 개최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말레이시아 FTA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의 4대 교역·투자대상국인 말레이시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공동 대응을 통해 미래자동차, ICT, 스마트 제조, 의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사업을 적극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또, 우리 정부가 협력 도시로 선정한 코타키나발루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양국 기술과 노하우의 강점을 공유하면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반도 정세 변화를 끌어낸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공식 회담에 앞서 통역만 대동해 사전 환담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하티르 총리가 1980년대부터 한국 등과의 전략적 협력에 중점을 두며 추진했던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이 양국 협력 관계의 기반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레이의 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조화해 양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간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쿠알라룸푸르=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