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이 걱정말라더라”…승리·정준영 카톡방 등장한 최고위층 누구?

입력 2019-03-13 17:10 수정 2019-03-13 17:16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경찰총장이 우리 뒤를 봐준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민갑룡 경찰청장이 13일 밝혔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찰 유착 비리에 대해서는 수사팀뿐 아니라 감사관실 내부비리 수사대 등 감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어떤 비위나 범죄가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그러면서 승리와 정준영이 참여한 카톡방에 “경찰총장”이란 말이 나오고 경찰이 뒤를 봐주는듯한 뉘앙스의 표현들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6년 7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들어있는 내용”이라며 “정확한 워딩은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서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말라더라’고 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메시지 수만건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채팅방에 ‘내가 경찰 고위직한테 연락해서 무마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경찰서장 수준보다 더 위”라고 말했다. 방 변호사는 또 “참여자 중 버닝썬과 관련있는 1명이 (경찰 고위직과) 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총장’이란 표현은 카카오톡 작성자가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혼동해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이 아니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각급 지방청장을 가리켰을 수도 있고, 검찰총장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채팅방에서 수사기관 고위층을 통해 사건을 무마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오면서 관련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현재 입수한 카톡 내용이 원본이 아닌 사본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입수해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정준영이 과거 휴대폰 수리를 맡겼던 서울 강남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