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와 토트넘 리턴매치 성사되나

입력 2019-03-13 10:53 수정 2019-03-13 11:16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유벤투스가 지난 12일 홈구장인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대0으로 꺾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 팬들은 토트넘 홋스퍼와 유벤투스의 ‘리턴 매치’를 기대하고 있다.

유벤투스와 맞붙은 2017-2018 챔피언스리그 16강 전은 토트넘에 뼈아픈 기억이다. 토트넘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길에 나서 2대2 무승부를 거두었다. 유벤투스의 곤살로 이과인이 전반 10분 만에 2골을 넣었지만 유벤투스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35분 해리 케인이 추격 골을 넣더니 후반 26분 크리스티안 에릭센마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으며 승부는 원점이 되었다.

무승부였지만 유벤투스에는 패배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2골을 실점했기 때문에 유벤투스는 2차전에서 3골 이상 득점하고 무승부를 거두거나 승리를 거두어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토트넘의 수비력과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일 홈 팬들의 열기를 생각하면 유벤투스가 2차전에서 경기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유벤투스를 불러들인 토트넘은 손흥민의 골로 앞서 나가며 전반전을 마쳤다. 심지어 1차전과 다르게 토트넘이 경기를 주도했다. 토트넘 팬들은 “후반전 45분만 버티면 2010-11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의 희망은 후반 들어 산산이 조각났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이끄는 유벤투스는 ‘챔스 장인’다운 뒷심을 보여줬다. 후반 15분쯤 알레그리 감독은 두 번의 선수 교체를 지시했고,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며 전술변화를 시도했다.

알레그리 감독의 전략은 주효했다. 선수교체를 하자마자 3분 만에 곤살로 이과인이 동점 골을 넣었다. 동점 골을 넣은 뒤 또 3분 만에 파울로 디발라가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전술 변경을 지시한 지 채 10분도 안 돼 2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던 것이다.

만약 유벤투스를 만난다면 손흥민은 다시 한번 골을 넣을 수 있을까. AP뉴시스

전열을 가다듬은 토트넘은 공격에 집중했지만, 유벤투스의 수비 집중력이 더욱 뛰어났다.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와 안드레아 바르잘리가 버티는 수비진은 토트넘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45분 케인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맞추며 튕겨 나왔다. 결국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나고 외신들은 일제히 알레그리 감독의 전술 변화를 칭찬하며 “알레그리 감독이 포체티노 감독의 단꿈을 깨버렸다”고 보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7-2018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탈락한 뒤 “유벤투스는 전문가들이었다. 우리는 두 경기를 치르며 피치 위에서 팀이 갖춰야 할 태도뿐만 아니라 모든 점에 대해 배웠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해의 치열한 접전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은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리턴 매치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성사된다면 토트넘은 복수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는 유벤투스가 다시 한번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오는 15일 열릴 8강 조 추첨식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