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여러분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여러분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외신을 중심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재자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올해는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독립운동 역사에는 해외 동포들의 뜨거운 애국정신이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고무농장을 운영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콤 정상회의와 관련해 동포들의 협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말레이시아 재외 동포 300여명이 초청됐다. 말레이시아 현지 사회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작위를 부여받은 동포, 말레이시아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기업인과 현지 취업 청년 그리고 말레이시아 현지 한국어 보급에 앞장서는 동포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와 한국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사이좋은 오랜 친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만나 양국 사이는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방정책은 말레이시아가 고소득 국가 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협력 강화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이 그 주역이며, 현장의 외교관들”이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말레이시아와 한국 사이의 가교가 되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압둘라 술탄 아흐마드 샤 국왕이 주최하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한다. 이후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갖는다. 이어서 압둘라 국왕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한·말레이시아 정상은 회담에서 2020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ICT·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스마트시티와 같은 4차산업 혁명시대에 대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논의된다.
14일 오전에는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포럼에서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담아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포럼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450여명이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마지막 순방지인 캄보디아로 출국할 계획이다.
쿠알라룸푸르=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