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마닐라 3000대회로 처음 가본 나라가 필리핀입니다. 이후 바울의 전도 여행, 3번의 성지순례, 일본, 몽골, 베트남, 미국, 캄보디아 유럽 등 67개국을 단기선교를 통해 훈련받았습니다. 이어 2013년 필리핀 두마게티 투가위라는 작은 산골 마을에 가게 됐습니다.
그해 10월 9일 필리핀 두마게티 투가위에 도착해 한국에서 1990년도에 시작한 '사랑의 쌀 나누기'를 현재 41차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차를 팔고 땅을 팔고 집을 팔았습니다. 완전히 자비량 선교였습니다. 한번 가면 2주에서 3개월가량 상주합니다.
벌써 6년 세월이 흘러 지금은 구제 사역으로 대나무로 집 지어 주기, 지붕 수리, 학교 보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염소 사육을 시작해 지금은 돼지 키워 장학금 주고 있습니다. 현재 11동의 돼지 막사에서 새끼돼지들을 분양해 마을 전체의 아이들이 혜택을 받아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4마리를 키웠습니다. 지금은 44마리가 됐습니다. 기도 응답대로 한 마리에서 14마리가 태어났습니다. 12마리가 먼저 나오고 8시간이 지나 2마리가 또 나왔습니다. 할렐루야. 14마리를 달라는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신 것입니다.
위험한 일들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2014년 6월 3차 선교 마지막 날 돈밖에 모르는 필리피노(남자)가 칼로 위협을 했습니다. 숙소의 11군데를 칼로 찍어 문들이 고장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또 제가 오는 날을 알아보고 기다리고 있다가 집안의 CCTV를 모두 고장 내고 도둑질해 가는 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필리피나(여자) 집에서 한 달에 2만 2000원에 6년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각종 선교품들을 팔과 다리가 휠 정도로 실어 날라 영혼 구원,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태권도를 가르쳤고, 오카리나와 피리를 가르쳤고 성탄을 그림을 통해 축하했습니다.
옷감 천에 성경 말씀을 써서 외우게 하다가 지금은 성경책을 마련해 암송하게 합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6세 이전의 아이들은 필리핀의 주일학교에 보내 말씀을 가르치고 예배를 드리게 합니다.
또 다른 간증이 있습니다. 2018년 11월 7일이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새벽 3시 20분경 세 번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영어로 “GET UP” 일어나라는 소리였습니다. 깨어보니 대나무에 불이 붙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선교품 콩기름과 QT하는 성경책에 불이 붙기 전에 하나님께서 깨우신 것입니다. 저도 안전했지만 선교품과 성경책도 전혀 타지 않았습니다.
또 38차 선교 여행을 떠나기 전인 같은 달 5일 난생처음 졸음운전을 했는데 그때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습니다. 1차선으로 가다 한순간 졸았는데 차가 2차선에 있었습니다. 그 순간 1차선으로 쌩쌩 달리는 차를 발견했습니다.
선교품 나르는 가방도 기도해서 받았습니다. 기도하고 길을 가는데 쓰레기통 옆에 멀쩡한 가방이 놓여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회색으로 밀면 굴러가는 최신식 가방을 폐가구 수거장에서 발견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문구류, 옷, 양초, 꽃씨. 모든 물품은 기도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딱 채워졌습니다. 또 기도하면 비가 그치는 놀라운 체험은 지금껏 6년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현재는 우유 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젖소 한 마리를 사다가 우유를 짜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복음을 전합니다. 또 김치찌개를 해주며 한국문화와 함께 복음도 전합니다. 오는 13일 42차 선교를 출발합니다.
기도 제목은 사역지에 믿음의 본을 보이는 5명의 목회자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들을 위해 기도와 헌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역지가 세계선교 감당하는 마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사람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선교여행 3번 정도 하면 지칠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42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풍성한 사역을 위해 하나님께서 더 많은 동역자, 더 많은 후원자를 만나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크리스천 작가로서의 삶도 계속됩니다. 한국기독교미술인 30명과 함께 기독교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서울 서초성결교회에 있는 서초원아트갤러리에서 지난 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그룹전을 엽니다. 저는 홍대 동양화과 동 미술대학원에서 수학했고 크리스천 작가를 꿈꿨습니다. 선교지에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로서의 꿈도 꿨습니다.
앞서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땡스 지저스’ 개인전을 열고 7월 1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 한성교회 한성갤러리에서 개인전도 엽니다. 9월에는 35년간 기도한 응답으로 3개월간 뉴욕으로 유학을 갑니다. 다녀와서 극동전시실에서 개인전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 모든 일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깊이 관여하실 것입니다. 이제까지 함께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기대합니다.
2019년 3월
윤에스더 혜숙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