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 역풍에 직면해 있다”… 추경해야 성장률 2.6% 가능

입력 2019-03-12 16:14 수정 2019-03-12 16:36
국제통화기금(IMF)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미션단장(왼쪽 네번째)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는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해 있고 리스크는 하방을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비율은 증가하고 있고 잠재적 성장률은 감소하면서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것이 IMF의 판단이었다. IMF가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이었다. 특히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하지 않으면 목표 성장률인 2.6%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연례협의 결과를 공개했다. 연례협의는 모든 IMF 회원국의 거시 경제·재정·금융 등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해 IMF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협의 절차로 통상 1년에 한 번 시행한다. IMF 미션단은 2주간에 걸쳐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정부 부처와 중앙은행·연구기관 등을 방문해 경제 동향 및 전망을 논의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미션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했다. 그는 “성장은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는데 고용창출은 부진하고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은 증가했다”면서 “또 잠재적 성장률은 감소하고 있고 (초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부정적 인구 변화, 생산성 증가 둔화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해결책으로 “거시 정책은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재정정책은 더 확장적일 필요 있고 통화 정책은 명확히 완화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가 이날 강조한 것은 추경으로 재정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한국 경제가 굉장히 탄탄하고 긍정적이라 보고 있지만 먹구름은 당연히 있다”면서 “수출 둔화 등 외부 요인도 있고 사이클을 고려해 보면 투자 둔화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보면 지금이야 말로 정부 당국이 전반적인 정책 조치를 도입해서 성장 지원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규모 추경을 강력히 권고한다.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IMF가 제시한 추경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추경을 통해 성장을 강력히 지원해야 한다는 게 IMF의 판단이었다. 추경이 있어야 한국의 성장률 2.6% 달성도 가능하다고도 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IMF는 한국 정부가 내놓은 성장률 2.6%에서 2.7%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단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통화 정책과 관련해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당장 오늘 혹은 내일 금리 인하가 필요한지 금리 변동이 필요한지 여부는 한국은행이 좀 더 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상황은 항상 변동하고 이런 결정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이뤄져야 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