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공동 소녀상’ 생기나…김영호 의원, 이용수 할머니와 대만 방문

입력 2019-03-12 15:11 수정 2019-03-12 15:44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용수 할머니(92)와 함께 왕칭펑 전 법무부장(대만적십자사 총재)을 만나 양국의 위안부 현황을 공유하고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와 함께 대만을 방문해 한국·대만 공동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제안하고, 한국 위안부 할머니와 대만 위안부 할머니 간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지난 7일부터 2박 3일 동안 대만을 방문해 한국과 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1944년 일본군 특공대기지에 약 2년간 강제 수용됐던 이용수 할머니의 요청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이다.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끼고 있던 가락지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만에서 집권당 민진당의 홍야오푸 전 총재 비서장과 왕칭펑 전 법무부장(현 대만적십자사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양국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왕 전 법무부장에게 양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연대를 적극 제안했다. 왕 전 법무부장은 1992년 대만에서 위안부 문제를 처음 이슈화한 사회운동가다. 1999년 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제소할 때 변론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왕 전 법무부장은 양국 생존 할머니들의 만남 등 양국 위안부 할머니의 연대를 적극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왕 전 법무부장이 다음에 대만에 다시 방문할 때 적극적으로 양국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대만 위안부 할머니 박물관인 ‘AMA 박물관’을 찾아 한국·대만 공동 소녀상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대만어로 ‘할머니’를 뜻하는 AMA 박물관은 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도록과 그림,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대만은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지의 위안부 피해 국가 중 하나다. 대만 위안부 피해자는 약 2000~3000명 내외로 추정되지만, 현재 생존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한국·대만 등 위안부 피해 당사국들의 연대와 공동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대만 공동소녀상 설치나 양국 생존 할머니 만남 추진 등 다양한 활동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