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지난 7일부터 2박 3일 동안 대만을 방문해 한국과 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1944년 일본군 특공대기지에 약 2년간 강제 수용됐던 이용수 할머니의 요청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이다.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끼고 있던 가락지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만에서 집권당 민진당의 홍야오푸 전 총재 비서장과 왕칭펑 전 법무부장(현 대만적십자사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양국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왕 전 법무부장에게 양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연대를 적극 제안했다. 왕 전 법무부장은 1992년 대만에서 위안부 문제를 처음 이슈화한 사회운동가다. 1999년 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제소할 때 변론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왕 전 법무부장은 양국 생존 할머니들의 만남 등 양국 위안부 할머니의 연대를 적극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왕 전 법무부장이 다음에 대만에 다시 방문할 때 적극적으로 양국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대만 위안부 할머니 박물관인 ‘AMA 박물관’을 찾아 한국·대만 공동 소녀상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대만어로 ‘할머니’를 뜻하는 AMA 박물관은 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도록과 그림,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대만은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지의 위안부 피해 국가 중 하나다. 대만 위안부 피해자는 약 2000~3000명 내외로 추정되지만, 현재 생존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한국·대만 등 위안부 피해 당사국들의 연대와 공동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대만 공동소녀상 설치나 양국 생존 할머니 만남 추진 등 다양한 활동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