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정성현(41)씨는 11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딸아이의 머리카락 기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정씨는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가 배냇머리부터 기르며 관리한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에 찍은 것”이라면서 딸 지명양이 잠자리에 든 사이 긴 머리카락을 이용해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메두사나 물음표, 빅토리, 토끼머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아빠 사랑해 하트, 태양, 빠져든다, 꽃게탕, 소아암 어린이에게 사랑을 등을 머리카락으로 표현했군요.
정씨는 미용실에서 기부할 머리카락을 자르는 장면과 찰랑찰랑 조금 짧아진 머리카락을 흔들며 즐거워하는 지명양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습니다.
지명양은 오랫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어색했는지 ‘아빠~ 이거 꿈 아니지?’라고 묻기도 했다는군요. 머리카락을 기부하려고 염색이나 파마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딸을 위해 정씨는 파마와 짜장면, 탕수육 선물을 해줬다고 합니다.
지명양은 아빠의 사진 모델이 돼주면서 “아빠~ 내 머리카락 받는 아이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네요.
그리고 모발 기부를 받는 담당자에게는 ‘아픈 소아암 친구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색깔이 밝지만 염색이나 파마를 한 번도 안 한 자연 갈색 머리예요’라고 또박또박 적은 쪽지도 썼습니다.
정씨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지난해 초부터 뇌경색을 앓는 장모님을 뵙기 위해 가족들과 자주 병원을 드나들었는데 딸이 머리를 삭발한 소아암 친구들을 본 뒤 그 친구들을 위해 뭘 해보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최근 TV에서 모발 기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더니 자신도 동참하고 싶다면서 실제로 머리카락을 기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명양은 모발 기부를 위해 여러 가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모발 상태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 긴 머리카락에 컨디셔너를 열심히 바르고 정성껏 말렸다는군요.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몇 달을 고생해 드디어 머리카락을 기부했습니다.
정씨는 “저도 아버지에게서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면서 “지명이는 아직 어려서 모발 기부 같은 것은 아직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스스로 기부할 생각도 하고 이를 또 실천해서 기특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씨의 정성 어린 글과 사진에는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하루 만에 530여 개의 댓글이 달렸네요.
“별일 아니구만. 머 대단한 일도 아니고. 머 특별할 것도 없네. 그저 그런데 머.. 아씨..계속 계속 부럽네.. 크흡... 지기 싫은데...”
“추천하고 갑니다!”
“천사가 따로 없네 ㅠㅠ!!!!” 등의 댓글이 가장 추천을 많이 받았습니다.
남을 생각할 줄 아는 이쁘고 착한 지명양과 그런 딸의 모습을 기특하게 여기고 곁에서 즐겁게 응원해준 아빠 정성현씨에게 큰 박수 주세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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