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금 9000만원 막아낸 해군 부사관 화제

입력 2019-03-12 14:16 수정 2019-03-12 16:53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소속 군인이 9000만원에 달하는 피해를 막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는데 일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진해기지사령부 항만방어전대 소속 김동욱(36) 중사는 휴대폰으로 “거래 실적을 높여 고액의 돈을 빌릴수 있다”며 대출상품을 권유하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대출상담사라고 밝힌 보이스피싱 용의자는 “통장 입 출금 실적을 높여 높은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며 “고객님의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면 현금을 인출해 다시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중사는 단순한 보이스피싱 전화라고 생각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릴까 했다가 또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 중사는 이 용의자에게 “대출이 정말 필요하다”고 관심을 보인 후 자신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우려에도 통장사본과 신분증 등 개인인적사항 요구에 응했다.

이어 김 중사는 진해경찰서 지능범죄 수사팀을 방문해 상황 설명과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접촉키로 한 사실을 경찰에 알리면서 형사 4명과 함께 범인 검거에 나섰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김 중사의 통장으로 9000만원을 입금하면서 가까운 은행에서 돈을 모두 수표로 찾고 다른 은행 두 곳에서 5000만원과 4000만원씩 나눠 5만원권 현금으로 바꾼 후 연락을 달라고 했다.

현금 교환을 마친 김 중사는 조직원을 만날 장소와 시간, 인상착의, 이름 등을 전달 받은 후 만남 장소에서 김 중사를 만나려던 조직원을 현장에 잠복 중이던 형사들이 검거했다.

김 중사의 통장에 입금된 9000만원은 남편과 사별한 뒤 보험금을 받은 한 중년 여성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입금했던 돈으로 확인됐다.

김 중사는 “부대에서 받았던 교육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는 것을 알고 있어 더욱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번 공로로 받은 포상금 30만원을 해군 장병 유자녀들을 위한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