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과하라” 청와대까지 ‘아수라장 국회’ 참전

입력 2019-03-12 13:59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는 가운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에 올라 항의하고 있다.

청와대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얘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2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당과 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 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냉전의 그늘을 생존의 근거로 삼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아니길 더더욱 바란다. 나라를 위해 써야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정권의 경제 정책은 위헌”, “오만과 무능과 남탓으로 점철된 정부” 등의 발언과 함께 좌파정권, ‘먹튀’정권, 막장 정권 같은 원색적 용어로 비판했다. 그러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내 친문(친문재인) 의원들 역시 도넘은 항의를 이어가면서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국당에 사과를 요구하며 뒤늦게 참전한 것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