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나경원 연설에 화난 홍영표 난입

입력 2019-03-12 11:15 수정 2019-03-12 12:1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연단으로 올라가 나 원내대표에게 항의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을 언급했고, 이에 격분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연단으로 올라가 항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을 교체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며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원인과 결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도박이다. 이제 그 위험한 도박을 멈춰 달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핵 폐기 의지가 없다는 것을 지난달 28일 확인했다. 그동안 북한의 협상은 핵 폐기가 아닌 핵 보유를 위한 것이었다”며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려 한다. 미국이 영변 이외의 핵시설을 꺼내자(언급하자) 바로 협상은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사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로 회담을 끝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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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종전선언까지 가능하다던 청와대의 ‘김칫국’ 발언들이 참으로 민망해지는 순간”이라며 “무늬만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무력화가 바로 문재인정부의 생각인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가 문재인정부의 비핵화 플랜이냐”고 반문했다.

또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이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며 “진짜 비핵화라면 한국당도 초당적으로 돕겠다. 하지만 가짜 비핵화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때 연단으로 올라가 항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제지를 받고 물러간 뒤 연설을 이어갔다. 문재인정부 외교·안보라인 책임론을 앞세워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김 후보자는 사드(THAAD) 배치 당시 ‘나라가 망한다’며 반대하고 대북제재를 비판했다.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