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5년 이상 장기 복용하면 폐암 발생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은 용량의 아스피린은 혈관내 혈전(피떡)을 막아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로 폐암 예방 효과도 확인돼,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들에게도 복용이 권고될 수 있겠다.
이대목동병원은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팀과 직업환경의학과 하은희 교수팀이 '저용량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에 의한 폐암 발생 위험의 예방 효과'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미국의학협회가 운영하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아메리칸 메디컬 어소시에이션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2002년 1월~2015년 12월 신뢰성 높은 국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초로 전국민 대상의 후향적인 코호트(특성 공유 집단)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2009~2010년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한 40~84세 1296만9400명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100㎎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폐암 발생의 예방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지금까지 아스피린의 폐암 예방 관련 국내 많은 연구 중에서 가장 많은 대상자를 장기간 코호트를 통해 연구했다.
폐암 발생 환자는 1296만9400명 가운데 6만3040(0.5%)명이었다. 폐암 환자의 평균 나이는 66.4세였다. 남자가 4만5156(71.6%)명, 여자가 1만7884(28,4%)명이었다.
추적 기간 동안 아스피린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군은 1098만7417(84.7%)명이었으며 1~2년 복용 군이 75만992(5.8%)명, 3~4년 복용 군이 50만6945(3.9%)명, 5~6년 이상 아스피린 복용군은 37만1062(2.9%)명, 7~8년 이상은 24만 528(1.9%)명, 9년 이상 장기 복용군은 11만2456(0.9%)명이었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 가운데 100㎎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5~6년 복용시 폐암 발생 위험이 4% 감소, 7~8년 복용시 6% 감소, 9년 이상 복용시 11%의 감소 효과를 보이는 등 복용 기간에 따라 유의하게 폐암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특히 성별, 비만, 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저용량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군이 복용 기간에 따라 폐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줄었다.
또 65세 이상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5~6년, 7~8년, 9년 이상 복용한 군에서 폐암 발생 위험이 각각 5%, 7%, 13%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 65세 미만의 젊은 연령에서는 복용 기간에 따라 폐암 발생 감소 위험이 각각 7%, 1%, 1%로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당뇨가 없는 경우는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5~6년, 7~8년, 9년 이상 등 복용 기간에 따라 각각 4%, 6%, 13%의 유의한 폐암 발생의 감소를 보였으나 당뇨가 동반된 경우는 복용 기간에 따라 3%, 2%, 5%로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폐암 발생 위험의 유의한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
즉 65세 이상의 연령군과 당뇨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 5년 이상의 100㎎ 이하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면 연령, 성별, 비만, 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유의하게 폐암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는 얘기다.
천은미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가격이 매우 저렴해 경제적이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누구나 구입과 복용이 용이하며 부작용 면에서 매우 안전한 약물로 뇌·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에서도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폐암을 예방할 수 있는 약물로 권고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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