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 배곧대교 “5분 빠른 길이냐, 철새서식지 보호냐” 중대기로

입력 2019-03-11 19:55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경기만포럼, 시흥환경운동연합, 약손을가진사람들, 인천녹색연합, 인천야생조류연구회, 인천환경운동연합, 저어새네트워크, 저어새섬사람들, 화성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은 11일 공동 성명을 통해 갯벌을 파괴하는 배곧대교 계획와 관련, 인천시가 반대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공식 요구했다.

앞서 시흥시는 지난해 11월 26일, ‘(가칭)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전략 및 소규모환경영향평가항목 등의 결정내용’을 공고했다.

현재 인천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경기 일대 환경단체들은 “송도신도시와 배곧신도시를 연결하는 배곧대교는 왕복 4차로 총연장 1.89㎞ 도로로, 습지보호구역이자 람사르습지(훼손면적 19,741.4㎡)를 관통하는 해상교량”이라며 “저어새, 도요물떼새 등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의 도래지인 송도갯벌을 파괴하는 배곧대교 계획에 대해 인천시는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히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만약 배곧대교가 계획대로 건설된다면 공사 중에는 물론이고 완료 후까지 갯벌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사 과정과 운영 과정에서 주민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배곧대교 예정지 북쪽 약 2㎞지점에는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위치해 시흥과 송도의 연결성을 충분히 확보된 상태로 배곧대교의 필요성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배곧대교 계획지인 송도갯벌은 송도11공구 매립 당시 마지막 남은 송도갯벌 보호를 위해 2009년 인천시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201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현재 인천시는 송도11공구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류서식지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곳은 저어새를 비롯한 수조류의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개발 및 송도국제도시 중요가치 생태자원 콘텐츠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송도갯벌매립으로 인해 서식처를 잃은 조류의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류서식지를 조성하면서, 또다시 조류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배곧대교 건설을 허용할 순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습지보전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는 습지를 보전할 책무를 지며, 건축물이나 그 밖의 인공구조물의 신축 또는 증축에 대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만약 배곧대교 건설을 허용한다면 습지보전의 책무를 져버리고 법을 위반하는 꼴이 된다”며 “인천시의 경우 2017년 7월 시 습지보전 및 관례 조례가 제정됐으며, 습지보전위원회도 구성돼 습지보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



환경단체들은 “배곧대교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람사르사무국은 송도갯벌의 람사르등록 취소를 검토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인천시와 대한민국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것”이라며 “인천 내륙에 마지막 남은, 저어새를 비롯한 수많은 철새들의 휴식처인 송도갯벌을 포기하고, 단 5분 빨리 가기 위한 다리건설을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