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산층도 미세먼지 피해 ‘탈중국’…규제 피해 단기체류

입력 2019-03-12 04:30

지난주 하늘을 온통 잿빛으로 만든 미세먼지 여파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는 온종일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미세먼지를 피해 이민을 가고 싶다는 사람도 많았다. 미세먼지가 극심하던 지난 한 주 동안 이민이란 단어가 포함된 네이버 카페 및 블로그 게시물이 1300개가 넘었다.

중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를 피해 해외에 단기 체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베이징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는 중국인 A씨는 지난해 베이징의 공기오염을 피해 한 달간 자녀와 함께 호주에서 체류했다. A씨는 “장기 거주는 힘들지만 아들과 함께 호주에서 한두 달 체류할 여유는 된다”고 말했다.


단기 체류가 증가한 데는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이민 등에 제동을 걸고 있어 중국인들 사이에서 장기 체류보다 ‘해외 한 달 살이’와 같은 단기 체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는 “자유와 더 나은 삶의 질 등을 갈망하는 중산층들이 해외 이민 및 부동산 구매가 어려워짐에 따라 단기 체류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콕에서 콘도를 구매해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C씨도 “방콕과 치앙마이 등에 잠시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며 “많은 중국인이 태국에서 잠시 지낸 후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와서 몇 달간 지내곤 한다”고 덧붙였다.

단기 체류자가 늘면서 지난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건수는 전년도보다 13.5% 증가한 1억 4000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해외 소비액은 약 1200억 달러(약 136조 200억원)로 추산된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