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실시되는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자유한국당 후보로 정점식(54) 변호사가 결정됐다. 정 변호사는 4년여 전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심판 사건 때 정부 측 실무책임을 맡았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아끼는 검찰 ‘공안라인’의 후배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 변호사와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차관, 김동진 전 통영시장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 결과 정 변호사가 후보로 선출됐다고 11일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정치신인 가산점(20%)을 포함해 득표율 42.22%로 1위를 차지했다. 서 전 차관은 35.03%, 김 전 시장은 29.80%를 기록했다. 이번 경선은 당내 선거인단 여론조사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결과를 냈다.
황 대표는 경남 창원의 한국당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정 변호사에게 직접 공천장을 수여하며 “(선거에서) 꼭 이겨서 국회로 올라오라”고 격려했다. 또 “통영·고성의 전문 일꾼 정점식은 검사 출신으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낸 능력이 있다”며 “문재인정권에 의해 검사직을 그만 두게 되자 고향에서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반드시 그 뜻을 이루리라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경남 고성 출신인 정 변호사는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이 됐으며, 2009~2010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지냈다. 대검찰청 공안2·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차장, 대검 공안부장(검사장급) 등을 거친 ‘공안통’ 검사였다. 황 대표의 검사 시절 경력과 유사한 길을 걸었다. 황 대표의 ‘복심’으로도 불린다.
정 변호사는 특히 2013~2014년 법무부의 위헌정당·단체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및 변론 전 과정에 참여한 ‘해산 주역’이다. 황 대표는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통진당 해산 사건을 총괄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 전당대회 때 통진당 해산을 장관 시절의 최대 업적으로 자평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좌천 인사가 나자 사표를 낸 뒤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그는 황 대표가 지난 1월 15일 한국당에 입당하자, 뒤를 따라 같은 달 28일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당 안팎에서 전략공천설도 나왔으나, 황 대표는 “경선으로 결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당내 경선에서 뒤늦게 뛰어든 정 변호사가 승리한 데도 ‘황교안 후광’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에서 탈락한 나머지 두 후보가 경선이 투명한 절차 없이 결과만 발표됐다고 주장하며 당에 이의 신청을 내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인물, 큰 일꾼을 원하는 통영·고성 주민들의 열망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당대표를 모시고 대한민국 미래와 통영·고성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애국당 후보인 박청정 전 자민련 통영·고성위원장, 허도학 전 경남신문 논설위원과 4·3 보궐선거에서 대결한다.
황 대표는 또 다른 보궐선거 지역인 창원 성산의 강기윤 후보에게도 공천장을 줬다. 황 대표는 강 후보와 함께 창원 두산중공업 후문에서 공장 근로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도 했다.
황 대표는 경남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한국당이 반드시 4·3 보궐선거 두 곳 모두에서 승리를 거둬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멈추고 나라를 바로잡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보궐선거는 한축으로 경제를 살리고 한축으로는 헌법가치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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