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 리그에서 강한 2번 타자로 주목받은 선수는 SK 와이번스 한동민(30)이였다. 2번 타순 타율은 0.297로 3할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안타 104개, 홈런 33개를 때려냈다. 2번 타순에 어울리지 않게 96타점도 기록했다.
이밖에도 두산 베어스에선 최주환(31)이 2번 타순에서 타율 0.327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87안타, 14홈런, 62타점을 올렸다. 허경민도 136타수 41안타로 3할 타율을 넘어섰다. NC 다이노스 권희동(29)도 2번 타순에서 타율 0.358, 6홈런을 기록했다.
10개 구단의 ‘강한 2번 타자’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구자욱(26)의 2번 타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2번 타순에서 0.330의 타율을 기록했다. 14홈런도 때려냈다. 3번 타순 때의 0.328, 6홈런보다 성적이 조금 낫다.
키움 히어로즈도 붙박이 4번 타자 박병호(33)의 2번 전진 배치를 실험하고 있다. 지난해를 비롯해 2번 타순에 배치된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모험이다. 타석에 들어가는 횟수를 늘려 득점 생산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한화 이글스도 송광민(36)의 2번 배치를 고려 중이다. 지난해 1타석만 소화했다. LG 트윈스도 이형종(30)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5타수 2안타, 타율 0.133으로 약했다. KIA 타이거즈는 제레미 헤즐베이커(31)의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빠른 발과 강한 타구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 자이언츠에는 원래 2번 타순에서 강한 손아섭(31)이 존재한다. 지난해 2번 타순에서 272타수 90안타, 타율 0.331을 기록한 바 있다. KT 위즈에선 강한 2번 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강한 2번 타자는 세밀한 작전야구보다는 한방에 의존하려는 경향에서 나온다. 성공하면 팀 성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장타 생산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1번 타자와 중심 타선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약해질 수 있다. 과연 어떤 팀의 ‘강한 2번 타자’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