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3월 A매치 데이에 합류할 27명의 정예요원을 11일 발표한다. 차출된 선수는 오는 1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다. 이들은 오는 22일 볼리비아, 26일 콜롬비아와 2연전을 갖는다.
한국 대표팀에 3월 A매치는 특별하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 탈락을 계기로 보강한 전력을 처음 선보이는 일정이다. 벤투 감독이 확고한 축구 철학을 어떻게 변형했을지가 새 대표팀 발표의 관전 포인트다. 전술 변화에 소극적인 점이 벤투 감독의 ‘약점’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믿음을 준 선수를 계속 같은 포지션에 기용해 단단한 조직력을 완성한다는 반론도 있다.
벤투 감독은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대부분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달 A매치에 낙점받은 공격수가 계속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베테랑 기성용·구자철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만큼 일부 진용은 전력 교체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는 많다. 공격수 자원은 넘친다. 그간 벤투호에서 붙박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황의조의 발끝은 여전히 무섭다. 일본 J리그에서 개막 후 2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그가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업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 황의조와는 다른 공격 루트를 찾아 플랜 B가 될 만한 선수를 찾아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플랜 B로 투입됐던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은 완전한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활약상은 사뭇 달라졌다. 지난 2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4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22분 추가골까지 멀티골을 터뜨렸다. 지난 16일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득점을 맛보더니 보름 만에 또다시 매서운 골 감각을 과시했다.
이는 그에게 만회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다만 이후 훈련 중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점이 변수다. 경미한 부상으로 확인됐지만 독일에서 한국으로 부르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막상 차출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활약하는 석현준과 권창훈도 유력 후보로 여겨진다. 벤투호에서 석현준은 재승선을, 권창훈은 첫 승선을 노리고 있다. 석현준은 직선적인 공격 전개와 몸싸움을 통한 공간 확보에 장점을 보인다. 석현준을 활용한 다른 전술 변화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10~11월 A매치에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벤투 감독이 구현하고자 하는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최근 소속팀 프랑스 스타드 랑스에서 교체 자원으로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권창훈은 지난해 5월 심각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며 오랜 재활의 시간을 거쳤다. 벤투호와 인연이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힘겨운 재활 끝에 돌아온 직후 최근 소속팀 프랑스 디종에서 주전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해 리그와 컵대회에서 각각 한 골씩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모두 놓치기에 아까운 자원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