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절반은 지난해 영업이익 줄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이 좋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11.0% 감소하는 등 반도체 쏠림현상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시총 상위 100대 기업 중 2018년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한 89곳을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0조8342억 원과 161조433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직전 해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시총 상위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시총 100개사의 영업이익은 105조4901억 원에서 102조5470억 원으로 2.8% 줄어들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91조7687억 원에서 81조7033억 원으로 1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은 곳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뿐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58조8867억 원과 20조8438억 원이었고 시총 1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49.4%)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많은 곳은 포스코(5조5426억 원), SK(4조6892억 원), 신한지주(4조4994억 원), KB금융(4조2194억 원), 하나금융지주(3조1617억 원), LG전자(2조7033억 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41곳이었다. 삼성SDI가 1169억 원에서 7150억 원으로 511.6%나 급증했고 삼성엔지니어링(339.4%), GS건설(234.0%), 삼성전기(232.5%), 호텔신라(186.1%), 금호석유(111.2%) 등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2017년 영업손실이었던 한국항공우주였다.
반대로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계속된 곳은 48개나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3곳은 적자로 돌아섰고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는 손실액이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은 적자 규모가 5242억 원이던 것에서 4093억 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그나마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2조4616억 원에서 지난해 929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무려 96.2%나 급감했다. 카카오(-55.9%), 한화케미칼(-53.2%), 넷마블(-52.6%), 에쓰오일(50.4%), 현대차(-47.1%), 유한양행(-43.5%), 셀트리온(-35.1%), SK이노베이션(-34.5%), 한미사이언스(-33.1%), 롯데케미칼(-32.8%), 한화생명(-31.8%) 등도 30% 이상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조사대상 19개 업종 중 9개 업종만 영업이익이 늘었다. 건설 및 건자재가 31.1%나 늘었고 은행(18.1%), IT 전기·전자(15.8%), 보험(10.9%) 등도 1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반해 공기업은 1년 새 영업이익이 77.0%나 줄어 전체 업종 중 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제약(-46.2%)과 석유화학(-30.7%), 자동차및부품(-20.9%), 서비스(-14.9%), 통신(-14.6%), 운송(-14.4%) 등도 10% 이상 급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