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야만 비로소 상상의 영물에 닿는다. 그리핀과 SK텔레콤 T1이 한 뼘 차이 승부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 ‘다른 레벨’을 실감했던 SKT가 권토중래로 돌아왔다. 다음 대결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그리핀과 SKT는 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2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SKT의 올라온 폼이 눈에 띄는 한 판이었다. 1라운드 대결에서 타워를 하나도 철거하지 못했던 일방적인 경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SKT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1세트를 지배했고, 2세트에서 실수가 나오며 패했다. 3세트에서는 쌍둥이 타워까지 밀며 그리핀의 목덜미를 쥐었지만 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한 발짝 더 나아간 그리핀의 판단이 빛났다.
협곡에 살얼음판을 연상케 하는 긴장감이 1세트부터 감돌았다. SKT가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소폭 앞서갔으나 한 번의 전투로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그리핀을 상대로 초반 우위를 끝까지 지키는 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즉 SKT는 완벽했다. 라인전 구도에서의 치밀한 수 싸움, 합류전에서 환상적인 어그로 핑퐁, 정확한 스킬 활용, 정확한 판단력. 피드백할 것이 딱히 보이지 않는 경기 운영이었다.
결국 중후반까지 주도권을 유지한 SKT는 대규모 교전에서 잇달아 차이를 만들었다. SKT는 내셔 남작을 2차례 처치했지만 그리핀은 마지막까지 승부수가 있었다. 장로 드래곤 버스트로 버프를 챙기며 순간적으로 SKT를 긴장케 만들었다. 그러나 직후 열린 전투에서 SKT가 대승을 거두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에서 그리핀이 칼을 빼들었고, SKT는 완벽하지 못했다. ‘타잔’ 이승용의 엘리스가 이른 시간 바텀에서 강력한 갱킹으로 더블킬을 만들었다. 위쪽 정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리산드라가 더블 킬로 반격하며 균형추를 맞췄지만 이후 엘리스의 고치에 잇달아 리산드라가 킬을 허용하며 허점을 드러냈다. 결국 내셔 남작 싸움에서 그리핀이 이기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분위기를 탄 그리핀이 3세트 초반을 지배했다. ‘타잔’의 이블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SKT의 움직임을 묶었다. 골드 격차가 적잖게 벌어졌지만 SKT에게 기적적인 일이 발생했다. 28분경 정글 전투에서 그리핀의 실수가 나왔고, SKT가 4킬을 쓸어 담았다. 이후 골드 격차를 줄인 SKT다. ‘테디’ 박진성이 쿼드라킬을 달성하며 승리를 목전에 뒀으나, 서로 넥서스만 남겨둔 상황에서 그리핀이 순간이동을 활용해 넥서스를 급습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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