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류준열 “잘생김 연기? 외모보다 중요한 건 감정 전달”

입력 2019-03-08 19:02
영화 '돈' 주연배우 류준열. 쇼박스 제공

배우 류준열(33)이 외모 어필보다 감정 전달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준열은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는 본인이 지닌 여러 특성 중 배역에 따라 필요한 걸 가져다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내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어떤 역할도 소화해낼 수 있는 ‘얼굴 맛집’ 같은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 ‘돈’에서도 인물을 외형적으로 표현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예컨대 갑작스럽게 큰돈을 벌게 된 상황을, 더 비싼 옷을 입는 식으로 표현하기보다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면서 “그때의 감정을 눈빛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뒤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돈'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극 중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맡았다. ‘실적 0원’ 신세를 면치 못해 절망하는 모습부터 위기의 순간을 거쳐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과정까지 그는 조바심과 불안감, 자신감 등 다채로운 감정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극 중 슈트를 차려입은 모습이 멋있었다는 평가에 대해 류준열은 “감사한 말씀이지만, 제가 그보다 추구했던 건 리얼리티”라고 얘기했다. 그는 “극 중 노출신이 있는데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매일 앉아서 일하는 일현의 몸이 훌륭하면 이질감이 들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로 했다.

이어 “물론 몸을 만들었다면 설렌다는 반응을 얻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리얼리티를 잃고 싶지 않았다”면서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걸 득(得)하고 원하지 않는 걸 실(失)하는 게 당연하다. 내가 뭘 추구하느냐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잘생김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냐는 한 취재진의 농담어린 물음에는 “추구해서 되면 추구하는데”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인물을 어떻게 보느냐는 관객의 몫이다. 내 나름의 연기론으로는 그 정도만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