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공립 변신’ 국내 첫 ‘매입형 공립유치원’ 문 열었다

입력 2019-03-09 05:00

오늘 국내 첫 ‘매입형 공립유치원’이 개원한다. 매입형 유치원은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유치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는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및 공립 유치원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며, 최근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사태 이후 늘어난 공립유치원 수요를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입학식이 열리는 첫 매입형 유치원은 서울 구암유치원이다. 이 유치원은 사립 해슬아유치원이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약 59억 9400만 원에 매입해 공립유치원이 되었다. 공립유치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원장을 비롯한 교직원 21명이 새로 배치됐으며, 이전 사립유치원에 다니던 원아 34명을 비롯한 105명의 원아가 다닐 예정이다.

서울 구암유치원은 지난해 4월 공모를 통해 지원한 유치원 11곳 중 현장평가를 거쳐 선정된 곳이다. 선발은 ▲단설 유치원이 없는 자치구 ▲공립유치원이 적은 지역 ▲일정 학급 규모 이상 유치원 ▲시설 현장 적합 유치원을 위주로 고려한다.

2차 공모는 지난해 12월에 진행됐다. 2차 공모에는 총 51개 사립유치원이 신청했으며, 현재 공립유치원 전환 과정을 밟고 있는 유치원은 9곳이다. 이 중 9월에 4곳, 2020년 3월에 5곳이 서울 구암유치원의 뒤를 잇는 공립유치원이 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부산과 울산에서도 2022년까지 매입형 유치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우리 사회가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시기에 1호 매입형 유치원 입학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향후 사립유치원이 국민의 달라진 인식과 눈높이에 맞게 미래지향적인 유아교육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입형 유치원이 하나의 대안적 방법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모협동조합형유치원 꿈동산아이유치원(서울시 노원구)도 12일 개원할 예정이다. 부모협동조합형유치원은 사립유치원으로 분류되지만, 학부모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을 결성해 직접 유치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유치원이다. 때문에 투명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꿈동산아이유치원은 기존 설립자가 사망한 유치원을 임대해 개원하며, 건물임차 비용 등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마련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교육부의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 운영 규정이 개정돼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자가 사립유치원 건물 및 부지를 임대해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유치원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는 서울시교육청에서 부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입형 공립유치원과 부모협동조합형유치원 등 다양한 형태의 유치원이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직접 유치원을 경영하게 됨으로써 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높아지고 유치원 운영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