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선 시즌’ 김정은도 피선거권자…2기 물갈이 예고

입력 2019-03-09 00:10
북한 노동신문이 오는 10일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알리는 기사와 함께 게재한 사진. 노동신문 캡처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가 오는 10일 진행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위한 분구 선거위원회들에서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확정됐음을 공시한 것이다.

북한판 총선이 열림에 따라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10일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북한은 아직 김 위원장이 어느 선거구에 후보로 등록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개최된 제13기 대의원 선거에서 김 위원장이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에 후보로 등록했음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같은 선거구에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우리 국회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조직이다. 입법권과 행정부 및 사법부 등에 대한 조직권한을 갖고 있다. 대의원의 임기는 5년이며, 제13대 선거에서는 687명이 선출됐다.

북한의 선거권은 만 17세 이상 주민들에게 주어지는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가 실시된다. 선거일은 별도의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고, 일요일에 치른다.

형식상 비밀 투표지만, 사실상 비밀은 보장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무기명 방식으로 투표에 임하되 찬성일 때는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그대로 넣고, 반대 의사를 나타날 때는 후보 이름 위에 가로줄을 긋고 넣어야 한다. 신체적 어려움 때문에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한 이동투표함이 제공되고, 다른 사람을 지정해 투표하는 대리투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14년 대의원 선거에서는 99.97%의 투표율에 100%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형식적 투표임에도 올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2기’가 출범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대의원 선거때도 통상 45~65% 정도 대의원이 교체됐는데, 이번에는 물갈이 폭이 더 커지고, 새로 선출된 대의원의 연령대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