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 레이스는 KT 위즈 강백호(20)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자답게 29홈런을 때려냈다.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이다. 108득점으로 리그 6위에 올랐다. 1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되면서 2년차 최고 연봉 기록도 갈아치웠다.
대항마가 있긴 했다.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20)이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강백호 다음 순번이었다. 지난해 19경기에 나와 87.1이닝을 소화했다. 7승 7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쉽게도 1군 무대에서 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게 된다.
두산 베어스 곽빈(20)도 대항마 중 1명이었다. 지난해 32경기에 나와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하순 부상에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육성선수로 신분마저 전환됐다. 재활로 인해 올 시즌 출전도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2년 차 때는 대항마가 꽤 된다.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우선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0)이 주목되는 선수다. 계약금이 6억원이나 되는 1차 지명선수다. 정규시즌에는 50경기 자체 출장 금지 조치 탓에 뒤늦게 합류했다. 20게임에 등판해 41.1이닝을 던졌다. 2승 4패, 평균자책점 7.19로 평범해 보였다.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났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출전했다.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승을 거뒀다.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6.2이닝을 던지며 1승 1홀드를 올렸다. 올해는 선발 투수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20)도 눈길이 가는 선수다. 지난해 롯데의 1차 지명선수다. 지난해는 말 그대로 좌충우돌했다. 87경기에 나와 211타수 49안타, 4홈런, 타율 0.232를 기록했다. 문제는 수비력이었다. 실책을 12개나 기록했다. 올해는 3루수로 낙점됐다. 수비력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타격은 이미 입증된 만큼 자신감 있는 수비가 이뤄진다면, 강백호를 넘어설 수 있다.
KT 위즈 김민(20)도 기대가 큰 선수다. 지난해 1차 지명선수다. 지난해 9경기에 나와 4승 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올해는 빠른 구속을 앞세워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2년 차 징크스를 딛고 KBO리그를 평정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 중 하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