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0승1홀드…두산 방출, SK 안착’ 장민익, 한국판 랜디 존슨 생존기

입력 2019-03-08 09:41

‘207㎝, 99㎏.’

KBO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SK 와이번스 투수 장민익(28)의 프로필이다. 같은 팀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25)보다 2㎝가 더 큰 KBO리그 최장신 투수다.

2010년 1라운드 7순위에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계약금은 1억5000만원이나 됐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볼을 기대했다. 입단 첫해 9경기에 나와 13.2이닝을 책임졌다. 안타 25개, 홈런 2개를 허용하며 16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10.54나 됐다.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2011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4경기에 나와 8.2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11안타, 1홈런, 평균자책점 3.12만을 남겼다. 200㎝가 넘는 신장 탓에 시즌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2014년 복귀한 뒤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8경기, 5.1이닝을 던졌다. 2015년 4경기에 그쳤고, 2016년에는 아예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리고 2017년에도 3경기, 2018년 3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통산 31경기에 나와 35.2이닝을 던지며 안타 59개, 홈런 10개를 허용했다. 평균자책점 10.09를 기록했다. 2014년 1홀드를 기록한 게 유일한 기록이다.

지난해 시즌 뒤 두산에서 방출됐다. 다행히 입단 테스트를 거쳐 SK에 안착할 수 있었다. 10년차 투수이지만 여전히 최저연봉인 2700만원을 받는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SK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MVP로 선정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공이 빠르지 않다. 그마저도 제구력이 잡히지 않았다. 좌완 불펜은 어느 팀이나 구하기 힘든 자원이다. 장민익이 하기 나름에 달렸다. ‘한국판 랜디 존슨’으로 자리잡을지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