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복귀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이달 A매치에 나설 23인 정예요원 명단을 발표했다. 메시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에 3대 4로 패한 직후 그간 대표팀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평균나이는 만 29세 6개월 24일. 대회에 출전한 32개 팀 중 가장 높았다. 실패를 맛본 아르헨티나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작업에 나섰다. 이후 평가전에서 신예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원석 찾기에 전념했다.
지난해 9월·10월 소집된 A매치 명단을 살펴보면 그러한 의도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당시 소집된 선수 중 러시아월드컵 마지막 경기였던 16강 프랑스전에 나섰던 이는 수비수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와 니콜라스 오타멘디 단 두 명뿐이었다. 파울루 디발라를 중심으로 팀을 새로이 꾸렸다.
이달 A매치는 오는 6월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치르는 첫 모의고사다. 월드컵 이후 A매치가 신예 선수들을 살펴보는 실험대였다면 이젠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차례다. 아르헨티나로서는 다가올 경기의 의미가 특별하다는 얘기다. 지난달 직접 스페인으로 날아간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회장이 메시를 만나 빠른 복귀를 종용했을 정도였다. 그간 메시와 마찬가지로 대표팀 휴식기를 취했던 앙헬 디마리아도 함께 복귀했다.
아르헨티나는 23일 베네수엘라, 27일에는 모로코를 차례로 상대한다. 베네수엘라전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모로코전은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열린다. 베네수엘라전이 끝나면 모로코가 마드리드에 자국 전세기를 보내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초대한다.
메시의 복귀 무대는 베네수엘라전이 될 전망이다. 그가 모로코 원정에 동행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모로코가 아르헨티나와 경기하는 조건으로 메시의 출전을 내걸었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모로코전에서도 메시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다가올 코파 아메리카는 메시에게는 숙원과도 같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역대 최고 반열에 오른 선수임이 분명하지만, 대표팀에서만큼은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다. 2015년 대회와 100주년을 맞아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모두 결승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 번 모두 승부차기까지 갔을 정도로 혈전을 벌였으나 칠레에 패했다. 당시 메시는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감정 기복을 겪었다.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와 파라과이, 차기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초청받은 카타르와 한 조에 묶였다. 모두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강팀들. 첫 출발부터 쉽지 않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가 메시의 그간 대표팀 설움을 털어낼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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