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이카르디, 아르헨티나도 “필요 없어”

입력 2019-03-07 22:30
아르헨티나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가 지난해 11월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이탈리아 세리에A의 특급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가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마저 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이달 A매치에 출전할 23명의 정예요원을 발표했다. 이카르디의 이름은 없었다. 대신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리오넬 메시가 최근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던 지오반니 시메오네,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는 다리오 베네데토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끈다.

이달 A매치는 아르헨티나로서는 의미가 특별하다. 오는 6월 남미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치르는 첫 모의고사이기 때문이다. 3월 A매치에 선발된 정예 선수들이 그대로 코파 아메리카가 열리는 브라질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러시아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공격수 자원이 풍부한 아르헨티나에서 이카르디의 자리는 없었다. 국가대표팀 선배인 막시 로페즈와 치정으로 얽혀 도덕적 비판을 받았던 것도 한몫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9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러시아월드컵 최종명단에서 탈락했다.

본격적으로 이카르디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중용되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9월 A매치부터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하는 곤잘로 이과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합류하지 않으며 이카르디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이과인과 아구에로가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터라 이카르디를 향한 기대감은 특별했다. 지난해 11월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13경기 만에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터 밀란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가 22일(한국시간) 아내 완다 나라와 함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라피드 빈과의 경기를 관중석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달 A매치 승선에 실패하며 대표팀에서 그의 앞날은 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예견됐던 결과였다. 부진과 논란이 겹쳐 한달여 실전에서 빠졌다. 이카르디는 지난달 10일 파르마 칼초와의 세리에A 경기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급기야 아르헨티나의 3월 A매치 소집명단에서도 탈락했다.

이카르디는 현재 소속팀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상태다. 에이전트를 역임 중인 그의 아내 완다 나라가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계약 과정에 대해 폭로하며 다른 선수들의 부진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현지 여론과 동료들 역시 그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최근 구단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쑤닝 그룹 홍보 포스터에서 제외되며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무대에서 가장 뜨거웠던 공격수의 처참한 추락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