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온나라 분노했는데…‘데이트 살인’ 청원 고작 7만

입력 2019-03-08 05:00
피해자 A 씨의 동생이 남긴 국민청원

지난 2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너뿐만 아니라, 너의 친구들까지도 모조리 찾아 죽이겠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살인사건 피해자 A 씨의 동생이 남긴 국민청원이다. 내용에 따르면, 피해 여성 A 씨는 지난 1월 6일 새벽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 가해자는 6개월 남짓 만난 남자친구 B씨였다. A씨는 지속적인 데이트 폭력을 당해왔고 결국 B 씨에게 살해당했다. 이유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 평소 차에 칼을 소지하고 다니던 A 씨의 남자친구는 그 날 새벽,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다.

A 씨의 동생에 따르면, 가해자는 평소 누나에게 “너뿐만 아니라, 너의 친구들까지도 모조리 찾아 죽이겠다”고 말하며 협박했다.

살해 후 가해자는 지인에게 살해 사실을 문자로 알리는 등 반성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A 씨의 동생은 “만약 살인마가 사회로 나올 경우, 누나의 지인분들과 저희 유가족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가 없다. 데이트폭력에 의한 살인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가해자가 무기징역을 넘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 새벽 3시 40분, 빌라에서 남성 B씨가 A씨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A씨가 3~4시간 전화를 받지 않자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의심을 품고 A씨의 집에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7일 오후 5시 기준, 7만 5930명이 피해자 A씨의 동생이 올린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청원 마감일이 이달 21일 로 다가온 가운데 한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은 “피시방 살인사건은 며칠 만에 20만명을 채웠는데 이 건은 고작 7만여명이다. 왜 관심 가져주지 않느냐”며 “여자들이 이유 없이 폭행당하고 죽어 나가는 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거라곤 앉아서 청원하는 것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