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하사드 정액제는 이미 개발이 끝났다. 가격은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자리에서 밝히지 못하는 것 양해 바란다. 과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진행된 ‘리니지M’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이성구 리니지 유닛장은 ‘아인하사드의 축복 정액제’ 출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 아데나(재화), 아이템 획득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버프다. 언뜻 보면 보너스 개념 같지만 사실상 이 버프를 유지하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용자들은 이 버프의 소모 속도가 고레벨에 올라갈수록 비약적으로 빨라져, 유지가 어렵다고 호소해왔다. 사실상 반 강제인 이 버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출시 당시부터 이어져왔다.
그래서 내놓은 게 정액제다. 엔씨소프트는 6일 에피소드 ‘이클립스’ 업데이트와 함께 아인하사드 정액제인 ‘드래곤의 용옥’을 공개했다. 이 아이템을 사용하면 30일 동안 아인하사드의 축복 수치가 0이어도 1~200 구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점에서 확인한 상품의 가격은 5만5000원이다. 기간 한정 패키지 명목으로 3개를 묶어 12만원에 파는 1회성 상품도 함께 나왔다.
드래곤의 용옥 아이템 설명에는 ‘해당 효과는 캐릭터 단위로 적용됨’이라고 적혀있다. 즉 여러 캐릭터에 버프를 적용하고 싶다면 그 숫자만큼 구입해야 되는 셈이다.
가격의 적절성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몇몇 헤비 유저들의 경우 아인하사드 축복 유지로 한 달에 몇 십 만원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정액제 출시를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대다수 이용자는 다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사례를 비교하며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정액제를 가동 중인 MMORPG 게임들은 2~3만원선에서 정액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PC MMORPG ‘리니지’, ‘리니지2’의 30일 정액제 요금은 2만9700원이고,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1만9800원이다. 결국 리니지M은 일반적인 정액 요금제의 2~2.5배 가격을 책정한 셈이다.
정액제가 캐릭터별로 적용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다. 아울러 드래곤의 용옥 버프만 가동될 때 혈맹·축복 포인트를 쌓을 수 없도록 한 것은 이용자를 기만한 반쪽짜리 상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데이트 후 한 이용자는 “한 달 정액제가 5만5000원인 게임은 PC·모바일 통틀어서 리니지M이 처음”이라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게임이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 가격이면 계정 전체에 적용이 된다고 해도 살까 말까인데 캐릭터마다 적용된다니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정액제와 관련해 “지난 2년여 간의 플레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인하사드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다니엘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