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한 MB’ 지적에, 이재오 “감옥 다섯번 가봐서 아는데…”

입력 2019-03-07 17:24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같은 날 보석 허가를 받아 구치소에서 석방돼 걸어나오는 모습. 뉴시스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건강한 걸음걸이로 구치소를 나온 것과 관련 “나도 감옥을 다섯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해봤지만, 그 안에서는 곧 죽어도 나올 때는 다 그렇게 걷는다”고 해명했다.

이 고문은 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어제 나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표정이 좋아 보이는데 건강 상태가 실제로 어떤가’라는 질문에 “그 안에서 안 살아본 사람들은 모른다”며 “나는 오래 살아봐서 그러는데 그 안에서는 하루를 살다 나오더라도 나오면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이재오 전 의원이 이 전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은 6일 보석 허가를 받고 구치소에서 석방되며 허리를 꼿꼿이 펴고 빠른 걸음으로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오전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부축을 받고 비틀거리며 걷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에 이 고문은 “그 안에서 곧 죽어도 나올 때는 다 허리 펴고, 기분 좋고 그렇다”며 “그러나 실제적인 건강은 좋지 않은 상태”라고 이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 고문은 이 전 대통령 측이 보석을 요청하며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등으로 돌연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수용 생활 하기에 제일 걱정스러운 게 무호흡증”이라며 “단순히 코골이 정도가 아니다. 일반 사람들은 코골이 심하게 하는 사람이 코를 골다가 (호흡을) 중단하고 이 정도로 하는데, 이 전 대통령의 무호흡증은 그 정도가 아니다. 산소호흡기를 쓰고 주무실 정도”라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고문은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석방을 두고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한심한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서 하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고문은 “2심 재판부가 세 번 바뀌면서 세 번째 들어선 재판부는 증인신문도 못 했다. 4월 8일이 구속 만기니까 앞으로 한 달 남았는데 그때까지 재판이 안 끝난다. 어차피 4월 8일은 무조건 나오는 거다”며 “그날 자유롭게 사람 풀어주기보다 지금 여러 가지 조건 내걸어서 가택연금 시켜놓는 게 법원이나 검찰로 봐서 훨씬 실리적이고 명분 있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이 전 대통령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이어 “이걸 가지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다른 당이 이러쿵저러쿵 하는데 그 사람들은 진짜 현상을 몰라서 그렇다”며 “잘 모르고 그냥 정치적으로, 관습적으로 으레 비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된 지 349일 만인 6일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됐다. 재판부는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다음 달 8일까지 재판을 마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보석을 결정했다. 구속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이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데, 재판부는 조건부 석방을 통해 구속영장의 효력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보석을 선고하며 “보석은 무죄 석방이 아니라 구치소에서 석방하는 것”이라며 “자택에만 머물러야 하고 외출도 금지되기 때문에 자택에서 구금됐다고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