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페미당 창당모임 “여성 국회의원 51명→51% 늘려야”

입력 2019-03-07 17:19 수정 2019-03-10 10:56

세계 여성의 날 하루 전날인 7일, 여성단체들은 여성 국회의원이 현저히 부족한 현실을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상황에서는 여성의 경험이 절대 대등한 위치에서 공감받고 다뤄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 최초의 페미니즘 정당을 표방하는 ‘페미당 창당모임’ 등 여성주의 활동가들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현재 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국회의원은 단 51명(17%)에 불과하다. 이들은 “여성 국회의원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가현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세계 여성의 날 하루 전날인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페미니즘 정치를 원하는 이 시대의 여성들은 지금의 정치권이 자신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유력한 대권 주자가 입으로는 성평등을 떠들면서 자신의 수행비서를 강간했다.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남성 중심 정치문화 속에서 여성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가”라며 “대한민국 여성에게 참정권은 아직 쟁취하지 못한 권리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아직도 사회로부터 박탈당한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 투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찍는페미’ 운영위원은 “한국 여성이 국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라며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하여 목소리를 높이려고 왔다. 우리가 낸 목소리는 여성 정책 발전과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에 기여할 것이며, 나아가 사회적 평등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상의 반은 여성”이라며 “세상의 절반을 대표하려면 대표자의 절반이 필요하다. 아주 단순한 원리다. 51명을 51%로 만들어 남성 정치 카르텔을 깨고 성평등한 정치 문화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수진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 운영위원은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6번의 선거에서 광역 자치단체장에 도전한 후보 314명 가운데 여성은 10명”이라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는 여성 후보가 아예 없었다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보 여성 정치인 대표인 심상정 의원도 2004년 민주노동당 시절 비례대표 1번이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비례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며 “지금은 누구도 실력이나 기량에 의심하지 않는 의원들이지만 비례 1번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점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여성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최민석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