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7만 조회 수를 기록한 ‘바다 포도 먹방’ 영상의 주인공인 어린이 유튜버 ‘띠예’ 채널은 소녀 크리에이터의 먹방 뿐 아니라 팬 ‘달콤이’들의 유쾌한 댓글도 볼거리다. 쌀과자를 먹는 띠예 영상에는 ‘띠예는 쌀과자 2개를 4분 동안 먹는구나~ 이모는 4분 동안 쌀과자 2박스를 먹을 수 있어요^^’ ‘어라?! 쌀과자 소리가 삼촌 무릎에서 나는 소리랑 비슷해요~ㅎㅎ’ 등의 웃픈 댓글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더는 유튜브에서 이런 댓글을 보지 못하게 됐다. 지난주 유튜브가 어린이 영상의 댓글 창을 모두 막았기 때문이다. 소아 성애자의 범죄에 어린이 유튜버들의 영상이 이용된다는 논란 때문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튜브는 공식블로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어린 미성년자(만 13세 미만)가 등장하는 동영상과 부정적인 댓글을 유발할 수 있는 청소년(만 18세 미만) 동영상에는 댓글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튜브는 지난주부터 수천만건 동영상의 댓글 창을 막는 작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13세 미만이 등장하는 영상’을 구분하는 방법이 명확하지 않지 않다는 점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미성년자 댓글 창 제한은 유튜브가 사용하는 인공지능 ‘자동 조정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뜻밖의 피해자도 속출했다. ‘신과 함께’의 만화가 주호민(38)씨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무것도 안 만졌는데, 제 유튜브 댓글이 모두 막혀버렸어요. 혹시 이것 때문인가요?”라는 글과 함께 한 유튜브의 미성년자 댓글 차단 정책에 관한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대머리인 주씨를 인공지능이 어린이로 인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어린이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먹방 채널 ‘띠예’나 장난감 리뷰 채널 ‘보람튜브 토이리뷰’의 댓글 창은 모두 막혀있다. 한편 ‘마이린TV’ ‘라임튜브’와 같은 비슷한 어린이 채널들에는 아직 제재가 가해지지 않은 상태다.
갑론을박도 뜨거워지고 있다.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어린이 보호 차원에서 댓글차단조치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유튜브 측의 결정을 옹호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 돈벌이로 이용하는 게 싫었는데 잘됐다” “어린이들이 올리는 영상을 막을 수는 없어도 댓글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아성애자들의 비정상적인 생각을 일반인들이 어떻게 알겠느냐” “아이들이 보여주는 영상에서 주변 환경과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는 게 굉장히 위험할 것” 등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반면 일괄 폐쇄가 폭력적인 조치라는 반대도 있었다. “악성 댓글 다는 놈을 골라내고 차단해야지. 댓글 창을 다 차단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거나 “놀이터에 바바리맨이 출몰하면 놀이터를 폐쇄하나?” “제재가 아닌 교육이 필요하다” 등 반발도 쏟아졌다.
김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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