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조 바이든 겁낸 이유 “가장 덜 미쳤어”

입력 2019-03-07 12:39 수정 2019-03-07 13:20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껄끄러워하는 상대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라고 CN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를 상대하는 민주당 후보를 뽑는 경선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 이외에 20여명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측근 보좌관들과 비공개회의를 열고 차기 대선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냐”고 참모들에게 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목한 이유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잠재적인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자신의 기준으로 ‘가장 덜 미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고 CNBC는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잠룡 중 상대적으로 온건한 중도파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후보들을 ‘미쳤다’고 표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잠룡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후보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과 독한 설전을 주고받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진보성향이 강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확실히 상극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아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진보 좌파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가 반대파들로부터 당의 기반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경선 유력주자 중 한 명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민주당 경선 승리가 트럼프를 이기기보다 어렵다며 출마를 포기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직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약한 상대라고 평가 절하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가상 대결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44%의 지지를 받아 37%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