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위기가 찾아왔다. 2009-2010시즌 이후 9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다. 네덜란드 아약스 원정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지만 상황은 역전됐다. 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홈경기에서 무려 1대 4로 패했기 때문이다. 레알이 유럽대항전에서 원정 1차전을 이기고도 홈에서 역전패해 탈락한 전례는 그간 한 번도 없었다.
자연스레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에게 책임론이 향했다. 솔라리 감독은 지난해 10월 훌렌 로페테기 경질 이후 임시 감독으로 부임해 정식 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그 역시 이번 여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위에 위치한 레알(승점 48)과 선두 바르셀로나(승점 60)의 격차는 무려 12점. 1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막판 뒤집기는 어렵다.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하며 무관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최악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레알 수뇌부들이 택한 방법은 사령탑 교체다. 라몬 칼데론 전 레알 회장은 7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네딘 지단 감독이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으로부터 복귀를 요청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페레스 회장의 첫 번째 타깃은 주제 무리뉴 감독이다”라고 주장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에서 경질당한 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솔라리 감독에 이은 유력한 차기 후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출처는 영국 인디펜던트다. 7일 “레알은 리버풀을 구해낸 클롭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클롭 감독에 이은 유력한 후보군으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도 함께 거론했다. 포체티노 감독과 알레그리 감독 둘 다 최근 레알과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는 이들 중 하나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하고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버풀 감독으로서 4년 안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이곳을 떠날 것이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10월 리버풀의 사령탑을 맡게 된 이래 안필드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으나 아직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가 내뱉은 약속대로라면 이번 시즌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분명한 것은 초임 감독인 솔라리 감독에게는 레알이라는 거함을 이끌 만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의 전략적 한계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구단 안팎의 여론마저 솔라리 감독에게 등을 돌린 만큼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소문만 무성한 차기 레알 사령탑이 과연 어떤 이가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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