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란 없었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1의 ‘절대 1강’ 전북 현대가 지난해까지 동료였던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상대로 본때를 보여줬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1차전 베이징과의 경기에서 3대 1의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김민재가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전북을 상대하는 경기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전북은 여느 때와 변함없이 화끈한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보이며 승리를 쟁취했다.
김민재는 팀의 주전 센터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전북의 공세가 대단했다. 전북 베테랑 이동국은 전반 11분 김민재의 공을 가로채며 괴롭혔다. 3분 뒤에는 한교원이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슛으로 베이징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행히 김민재는 전반 41분 터진 동점골에 힘입어 한숨을 돌렸다. 조나탄 비에라의 패스를 이어받은 장시저가 강력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문을 갈랐다.
후반 3분 나온 실점 상황은 김민재에게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김민재는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전북 공격수 로페즈에게 공을 뺏겼다. 이어 공을 잡은 한교원은 이동국을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동국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전매특허인 발리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김민재는 세 번째 실점 상황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전북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순간적으로 놓치면서 헤더골을 허용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결국 경기는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친정 팬들 앞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김민재의 바람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