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민화협… “김홍걸 사유화 막아달라” 국민청원도

입력 2019-03-06 20:36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화협 제21차 정기 대의원회'에 참석해 대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내홍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민화협이 김홍걸 대표상임의장과 그 주변인들의 전횡으로 심각한 사유화의 길로 가고 있다. 민화협을 정상화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6일 열린 민화협 제21차 정기 대의원회에서는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장희 민화협 공동의장(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이 “현재 우리 민화협은 김홍걸 체제가 된 이후로 사유화됐다. 모든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고 있다”고 하자 김 대표상임의장이 의사 진행을 막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의장이 발언을 이어가려고 하자 그를 막으려는 주변인들의 몸싸움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민화협은 김대중정부 때인 1998년 정당과 종교,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해 만든 사단법인이다. 통일 준비와 남북 화해 등을 위해 민관 소통을 주도하겠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2017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씨가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무처장이 수차례 바뀌면서 김 대표상임의장이 민화협을 사유화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민화협의 남북교류사업에서 많은 회원단체가 배제되고 있다. 대표상임의장과 그 주변인들이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대거 포함했다”며 “민화협 사업의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 사무처장은 1년 사이에 4번이나 교체됐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 부당한 해고 또는 사퇴압력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민주적이어야 할 내부 의사결정 과정은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상임의장과 주변인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과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조직적인 방해로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6일 오후 현재 159명이 참여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