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6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마치며 밝힌 소감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장 감독은 “타순도 다양한 변화를 줘봤다”라며 “이 부분들은 앞으로 치를 시범경기를 통해 계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키움 타순 변화 실험의 중심에는 박병호(33)의 3번 타순 배치가 있다. 박병호는 2011년 7월 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돼 이적했다. 2011년 3번 타자로 2타석에 들어서 1안타를 친 적이 있다. 2012년에는 붙박이 4번 타자로 나와 469타수를 소화했다. 2013년 역시 450타수 모두를 4번 타순에서 소화했다.
2014년에는 7번 타순과 9번 타순에 대타로 출전한 적이 있다. 물론 4번 타자로 458타수를 뛰었다. 2015년에도 528타수를 4번 타순에서, 단 한 차례 7번 타순에 나왔다. 그리고 지난해에도 4번 타순에서 397타수를 소화했고, 5번 타자로 2번, 7번과 8번에 한 차례씩 나온 적이 있다. 물론 대타로서다. 말 그대로 지난해까지 키움의 4번 타자는 박병호였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가 자주 3번 타순에 배치됐다. 4번 타순에는 제리 샌즈(32)가 선발로 나섰다. 득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박병호의 지난해 출루율은 0.457이었다. 리그 1위였다. 2위 NC 다이노스 양의지(32)의 0.427과는 3푼이나 차이가 난다. 통산 출루율도 0.396이나 된다.
출루는 곧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첫 번째 과정이다. 득점권 타율이 0.524에 달하는 샌즈의 해결사 능력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정후(21)와 김하성(24) 등이 출루하면 박병호가 직접 해결하거나 샌즈에게 연결시킨다면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대로 박병호가 낯선 3번 타순에서 타격이 저하된다면 중단될 수도 있다. 박병호의 3번 타순 배치가 시범 경기 과정에서 끝날지 또는 정규시즌까지 이어질지도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