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훈 “애들 강요죄 억울하다, 사람 나쁘게 만들기 쉽다”

입력 2019-03-06 14:20 수정 2019-03-06 14:25
MBC 'PD수첩'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의 부인 이미란씨 사망 사건을 다룬 MBC ‘PD수첩’ 제작진이 복수의 매체를 통해 취재 후일담을 전했다. 방 사장이 방송에서 한 협박성 발언과 자녀들을 두둔하는 듯한 말도 재조명됐다.

MBC 서정문 PD는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취재 당시) 방 사장과 길게 통화했다. 협박성 발언도 있었고 자기 해명을 죽 늘어놓는 발언도 있었다”며 “방송 이후 제 안위를 생각해서라도 ‘해당 발언’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 PD가 언급한 ‘해당 발언’은 지난 5일 방송분에 등장한다. 방송에 따르면 방 사장은 자신을 찾아온 PD수첩 제작진에게 “그렇게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게 쉽다. 애들이 형을 받은 게 너무 억울하다”며 “녹음하고 있을 테지만 편집하지 말고 확실히 해라.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씨 모친은 2017년 2월 방 사장의 아들과 딸을 특수존속상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의 지시로 수사에 들어간 서울 수서경찰서는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은 특수존속상해 대신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상해를 입히려 한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 PD는 “가족 간 갈등이 있다고 사설 구급차를 동원해 어머니를 내쫓거나 얼음도끼와 돌멩이를 들고 이씨의 친정을 찾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 아니냐”며 “무엇보다 피의자들에게 유리한 방식의 수사가 전개된 것을 취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MBC 박건식 CP도 YTN star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제작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취재 외압보다는 방송에도 나왔듯이 위협적으로 생각할 만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방 사장이) 노련한 분이니까 (취재진을) 달래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방송분에서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속 보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PD수첩 방송 이후 방 사장의 이름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에 계속 오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이씨 죽음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