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문건 쓴 날 통화했다, 유서 아냐” 연예기획사 대표의 증언

입력 2019-03-06 12:10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배우 고(故) 장자연씨의 지인이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성접대 폭로 문건은 유서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선 4일 장씨가 당한 성추행을 목격했던 배우 윤지오씨가 같은 방송에 출연해 “그 문건은 싸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김남형씨는 이날 장씨와 처음 만난 날을 회상했다. 그는 “제 지인이 괜찮은 신인 연기자가 있다며 미팅을 제안했다. 당시 장씨는 출연하고 있던 드라마가 끝나면 소속사를 옮기려 하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첫 만남 때 굉장히 활기찬 모습으로 왔다”며 “아직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고 해서 드라마가 끝나면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장씨가 새출발 하려는 의지가 강했나”라는 진행자 김어준씨의 질문에 “그렇다. 이후 통화했을 때도 위약금을 물고 소속사와 좋게 해결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얼마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소속사의 말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면서 “그걸 명확히 끝내고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 문건은 유서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자리에도 나온 것”이라며 “문서를 작성한 날에도 장씨가 제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문건을 유모씨(당시 장씨 매니저)에게서 받아와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지오씨도 “그 문건은 유서가 아니었다. 장씨가 속해있던 기획사와 옮기려고 했던 기획사 관계자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법적으로 어떤 대응을 하기 위해 쓰인 것처럼 상세히 작성돼있었다”며 “누군가와 함께 도움을 받거나 주기 위해 작성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유서를 쓰면서 날인을 하냐”고 추측했다.

장씨는 2009년 성 상납 명단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명단에는 대기업 회장, 기자, PD, 언론사 사주 등의 실명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검찰은 장씨의 소속사 대표, 매니저만을 각각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명단에 적힌 이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