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북한에서 유명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차 북미회담 업무오찬 당시 볼턴 보좌관에게 이 같이 말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북한 내 강경파들이 적대시하는 볼턴 보좌관의 이미지를 바꿔주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볼턴 보좌관은 웃음으로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회담을 앞두고 볼턴 보좌관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리비아식 해법(선 핵폐기, 후 보상)’을 강력 주장했다가 북한의 반발을 불러왔다. 당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문에서 “우리는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볼턴 보좌관을 정면 겨냥했다.
김 위원장이 볼턴 보좌관에게 농담을 하며 사진 촬영을 제안한 것도 북한 내부 반발을 달래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과 볼턴 보좌관이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비아식 해법’을 고수하며 북미대화의 전면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던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회담 결렬을 계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볼턴은 한반도 문제에서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며 “확대정상회담에서 볼턴이 배석한 것이 회담 결렬의 신호였다”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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