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로 팽팽한 후반 23분, 김승준(25·경남 FC)은 길게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골문 앞에서 가볍게 트래핑한 후 오른발로 툭 차 넣었다. 가까이 있던 골키퍼가 급하게 몸을 날렸지만 손끝 하나 닿지 못했다. 김승준이 2경기 연속으로 골 맛을 보는 장면이었다.
경남의 ‘10번’ 김승준이 K리그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속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김승준은 5일 경상남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산둥 루넝과의 1차전에서 득점하며 팀의 2대 2 무승부에 기여했다.
김승준은 이날 박기동과 함께 선발돼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전반 20분 경남이 선제골을 내준 후에는 더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김승준은 후반 초반 쿠니모토가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뒷발로 방향만 바꾸는 센스있는 슈팅을 선보였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쉽게 무산됐다. 득점 이후에도 계속해서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공세를 높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김승준의 기세는 맹렬하다. 김승준은 지난 1일 열린 성남 FC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서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겨울 울산 현대에서 경남으로 이적한 그는 2경기 만에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산뜻한 신고식을 치른 김승준은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