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대선 불출마…하지만 정계 안떠나”

입력 2019-03-05 21:27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1월 뉴욕 컬럼비아대학 버나드칼리지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동안 여자대학인 버나드칼리지의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가져왔다. AP뉴시스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71) 전 국무장관이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공식 선언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뉴욕 지역방송 ‘뉴스12’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계속해서 일하고 얘기하며, 내가 믿는 바에 대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뉴욕 주지사나 시장 등 선출직 공무원 후보 출마를 고려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면서 “그러나 뉴욕에 사는 것을 사랑한다. 8년간 상원의원으로서 일할 기회를 가졌던 것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말인 2000년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선출돼 정치인으로 공식 입문했으며, 지금도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이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지만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의 재도전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 여부를 부인하면서도 대통령직에 대한 미련이 남은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 대선 출마를 고려 중인 바이든(76) 전 부통령이나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에 비교하면 나이도 적다.

하지만 이날 발언으로 클린턴 전 장관이 또 한번의 선거 운동을 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내가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란다”며 “현재 미국은 단순한 양극화가 아니라 내가 성인이 된 이후 본 적 없는, 정말 반대되는 진영에 빠져들어 갔다”고 우려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지만 정계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2020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킹 메이커’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여러 후보와 사적인 회동을 가졌다. 클린턴이 만난 후보 또는 예비 후보 중에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 카말라 해리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에이미 클로버샤, 엘리자베스 워런 등 여성 상원의원 4명과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이 뛰어든 것은 지난 2016년 대선 후보가 됐던 클린턴 전 장관의 영향이 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