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씨’ 태안화력 또 사고…보고서 쓴다고 부상자 1시간 방치

입력 2019-03-05 18:31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발전 고 김용균 촛불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사고가 났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10분쯤 태안화력 2호기에서 작업 중이던 현장 운전원 A씨(47)가 설비를 점검하던 중 기계에 끼여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A씨는 컨베이어 벨트로 이송되는 석탄을 연료 보관 장치에 분배해주는 설비를 점검하던 중 몸을 피했다. 피하는 과정에서 점검 장소가 좁아지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지난해 사망사고 이후 강화된 2인 1조 근무로 인근에 있던 동료가 사고 직후 기계를 멈추며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늑골 1개와 갈비뼈 5개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A씨 병원 이송 과정에서 업체 측은 사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늦장 대응해 A씨가 한 시간 넘게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회사 직원의 개인차량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에 대해 동료 직원은 “고 김용균씨의 사고에 대해 조사도 아직 진행 중인 시점에서 보고서 만들기에 급급해 부상자의 사진을 찍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리게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태안화력이 고 김용균 씨의 사고 이후 200여억원을 들여 위험설비를 보수하고, 김병숙 사장이 현장에 대한 점검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 지 10일 만에 발생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