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공습으로 닷새째 대기 환경이 최악인 가운데 인터넷엔 ‘마스크에도 빈부격차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방한용으로 사용하는 일반 마스크는 단가도 저렴하지만 한번 구매하면 보관 방법에 따라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마스크는 단가 자체가 높은 데다 성능에 따라 비용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런 이유로 돈 없는 사람은 미세먼지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미세먼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정부가 ‘마스크’라도 공짜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택배 상자 사진을 하나 올렸다. 그리고 “미세먼지 마스크에만 쓴 돈이 5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네티즌이 구매한 마스크는 한 박스에 32장이 들어 있었다. 그는 “가족이 4명이라 한 사람당 8장씩 쓸 수 있는데 적어도 2주 뒤엔 재구매 해야 한다”면서 “금액이 부담된다. 원래 살 필요도 없었던 이 지출을 누가 해결해주냐”고 불평을 토로했다.
현재 미세먼지 마스크는 구입할 때 ‘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F마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KF는 식약처의 인증을 받았다는 표시다. 뒤에 붙은 숫자는 차단 효과를 표시한 것인데 KF94는 0.4㎛ 미세입자를 94% 걸러낼 수 있고 KF99는 99% 걸러낼 수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는 뜻이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허가를 받은 N95를 사용해도 된다.
비용이나 사용 횟수는 다양하다. 한 장에 1000원 미만의 마스크는 1, 2회만 사용할 수 있지만 3만~4만원대 가격의 마스크는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엔 40만원 이상의 고가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한 달에 1인당 3만원 정도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입하는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왜 내 돈 주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서 써야 하냐”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를 질타하는 데서 나아가 세제 혜택 등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 의료취약계층에게라도 마스크를 무료 배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근본대책에 한계가 있거나 시간이 필요하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행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의 세제 지원이나 저소득층 직접 지원 등”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