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도 빈부격차가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 비용 부담 호소

입력 2019-03-05 16:52 수정 2019-03-05 17:10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역 승강장에 설치된 구호용품 보관함의 방독면 그림 뒤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공습으로 닷새째 대기 환경이 최악인 가운데 인터넷엔 ‘마스크에도 빈부격차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방한용으로 사용하는 일반 마스크는 단가도 저렴하지만 한번 구매하면 보관 방법에 따라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마스크는 단가 자체가 높은 데다 성능에 따라 비용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런 이유로 돈 없는 사람은 미세먼지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미세먼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정부가 ‘마스크’라도 공짜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택배 상자 사진을 하나 올렸다. 그리고 “미세먼지 마스크에만 쓴 돈이 5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네티즌이 구매한 마스크는 한 박스에 32장이 들어 있었다. 그는 “가족이 4명이라 한 사람당 8장씩 쓸 수 있는데 적어도 2주 뒤엔 재구매 해야 한다”면서 “금액이 부담된다. 원래 살 필요도 없었던 이 지출을 누가 해결해주냐”고 불평을 토로했다.

현재 미세먼지 마스크는 구입할 때 ‘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F마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KF는 식약처의 인증을 받았다는 표시다. 뒤에 붙은 숫자는 차단 효과를 표시한 것인데 KF94는 0.4㎛ 미세입자를 94% 걸러낼 수 있고 KF99는 99% 걸러낼 수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는 뜻이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허가를 받은 N95를 사용해도 된다.

비용이나 사용 횟수는 다양하다. 한 장에 1000원 미만의 마스크는 1, 2회만 사용할 수 있지만 3만~4만원대 가격의 마스크는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엔 40만원 이상의 고가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한 달에 1인당 3만원 정도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입하는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왜 내 돈 주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서 써야 하냐”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를 질타하는 데서 나아가 세제 혜택 등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 의료취약계층에게라도 마스크를 무료 배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근본대책에 한계가 있거나 시간이 필요하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행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의 세제 지원이나 저소득층 직접 지원 등”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