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3월은 한 번도 파란 하늘을 열어주지 않았다. 잿빛 하늘이 서울에서 닷새째 펼쳐지고 있다. 포근한 봄기운이 찾아온 5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행인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노점상인의 한숨은 길어졌다. 행인이 줄면서 손님의 발길도 뚝 끊겼다. 실외에서 음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노점상의 특성상 탁한 대기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대학생 이예은씨(24)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외출도 꺼려진다. 노점상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더 망설여 진다. 음식이 먼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덜 찾게 된다”고 말했다.
매출은 절반 안팎으로 급감했다. 여의도공원에서 트럭 카페를 운영하는 권모씨는 “미세먼지로 인해 커피를 마시러 나오는 사람이 줄었다. 5만원 선으로 가장 좋았던 점심시간 매출이 2만원 선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 앞에서 호두과자를 판매하는 A씨는 “평소 매출보다 30~40%가량 줄었다”고 했다.
환경부는 이날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영서, 광주 등 12개 시·도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내렸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닷새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오후 4시 현재 서울 영등포구의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는 145㎍/㎥, 초미세먼지 농도는 190㎍/㎥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강태현 인턴기자